모성과 돌봄이라는 챕터에서 모성(motherhood)이라는 단어에 대해 개념적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모성은 사람을 돌보고 양육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여성에게만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모성이라는 의미가 그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모성이라는 단어보다는 다른 용어로 대체되어 사용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성(fatherhood)이라는 상대적인 용어가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성을 위의 개념으로 정의를 해버리면 아무리 여성에게만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고 설명하여도 그것을 올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면, 필자는 모성애라는 용어가 전통적으로 많은 여성을 가사와 양육에 가두게 되는 억압기제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이는 하나의 모성 신화로 불릴 만큼, 출산과 양육, 돌봄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대부분의 사회에서 출산과 부모됨은 여성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규정되며, 여성의 역할과 어머니역할은 동일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성을 여성이 자연적으로 습득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보는 관점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현대사회에서는 출산과 돌봄을 자연스러운 여성의 역할로 인식하는 관점은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그렇다면 과연 현대 여성들은 모성(출산과 돌봄으로 정의된)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저는 “20-30대 직장여성의 결혼과 출산: 선택의 기로에 선 그녀들의 심경, 2011, 이훈희·서용석·정윤태.”의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이 연구는 미혼직장여성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유형을 구분하고, 각 유형별 특성과 유형별 차이점을 파악했습니다. 연구방법으로는 인간의 주관성을 연구하는 Q방법론을 사용하였고, 20-30대 미혼직장여성들이 결혼 및 출산에 관련된 진술문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신념 및 의미를 파악하였습니다.
결혼과 출산에 관한 24개의 진술문으로 토대로 20대와 30대 미혼 직장여성 각 10명씩 2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하여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24개의 모든 표본(진술문)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도록 하고,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가장 동의’에서 ‘가장 반대’까지의 진술문을 강제분류방식으로 분류하도록 했습니다.
분석 결과 3가지 유형을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제1유형은 ‘미혼지위 안주형’, 제2유형은 ‘전통적 가족지향형’, 제3유형은 ‘결혼제도 비판형’으로 분석되었습니다.
1) 유형 1: 미혼지위 안주형
이 유형은 전형적인 골드미스 여성들로 보인다고 합니다. 다른 유형에 비해 연령은 높지만, 학력이 높고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미혼여성들이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들은 결혼을 서두르기보다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길 때까지 언제까지나 독신으로 지낼 수 있는 여성들이며, 출산에 관해서는 별다른 생각과 고민이 없는 특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2) 유형 2: 전통적 가족지향형
이 유형의 여성들은 타 유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애주기에서 결혼을 중요한 사건(event)으로 보고 있으며, 결혼을 하면 아이는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전통적인 결혼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3) 유형 3: 결혼제도 비판형
이 유형의 여성들은 결혼을 자신들의 인생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 유형으로, 그나마도 결혼을 하고자 한다면 경제적·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남성을 만나고 싶어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뤄야만 출산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싶다는 인식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한 점은 ‘전통적 가족지향형’입니다. 이러한 인식이 외부로부터의 자극이나 억압에서 비롯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고학력에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는 점을 보았을 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본인 스스로의 주도적인 입장일 가능성도 높다고 보여 집니다. 따라서 여성의 고학력과 사회진출로 인한 인식 변화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계산은 유효하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방향을 설정할 때 이 논문의 연구자도 밝히지만 각 유형별로 맞춤형 저출산 대책을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즉, 다양한 유형에서의 ‘모성’에 대한 인식들을 다각도에서 정책 과제로 대응해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나아가 여성의 인식만을 모델로 정책적 설계를 할 것이 아니라 남성의 인식 또한 함께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현 저출산에 대한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